저 북녘 먼 곳, 붉다 못해 빨갛게 물든 산들이 지평선을 태우는 땅에 높이 천 리, 너비도 천 리의 거대한 붉은 바위가 서 있다고 합니다. 천 년에 단 하루, 하얀 부리를 가진 손톱만한 파랑새가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데, 그 부리를 바위에 단 한 번 긁고는 이내 사라진다 하더군요. 그리하여 바위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닳아가고, 파랑새의 날개짓 속에 붉은 먼지로 흩어져 결국 사라지면 영원의 시계는 그제서야 단 하루를 넘겼다고 합니다. 파랑새의 하얀 부리 아래, 붉은 세월이 조용히 가루로 깨어지는 동안, 무한은 이제 막 그 첫 걸음을 내딛었을 뿐이지요. 내가 들은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아득히 먼 옛날, 누군가가 내게 전해준 이야기. 지금 내가 자네에게 건네니, 아마도 이 순간 어딘가에서 파랑새가 다시 흰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