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같은 세상, 꽃같이 살아야지

꽃같이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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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면 살이 10

미세먼지는 언제나

아침부터 묘한 하루였다. 창문 너머로 바라본 세상은 흐릿하고 답답했다. 구름이 두툼하게 쌓여서인지 하늘은 마치 누군가의 실수로 수채화 물감을 몽땅 쏟아놓은 듯 잿빛이었다. 뭔가 큰일이 난 것도 아닌데 공기는 묵직하고, 나는 아직도 침대에 눌려 있길 원했다.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면서도 마스크를 챙기느라 귀찮음이 몇 배로 늘었다. 공기질이 나쁘다고 뉴스에서 계속 떠들었지만, 한 번씩 잊고 그냥 숨을 들이마실 때가 있다. 그런데 어쩐지 오늘은 첫 한 모금부터 무언가 “덜 깨끗한” 느낌이랄까. 숨을 쉴 때마다 목이 간질간질하고, 마치 먼지가 날 보고 “너도 나랑 친해져야지”라고 조곤조곤 속삭이는 것 같았다. 낮이 되자 어딘가에서 빛이 쏟아질 줄 알았건만, 허사였다. 구름은 여전히 태양을 틀어막았고, 도시 위를..

삼성면 살이 2024.11.20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동네에 재밌는 현수막이 하나 걸렸다. 조원진 대표가 대통령을 어지간히 싫어하나보다. 노년층에서조차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니 이때가 기회다싶어 당원이나 지지세를 늘리려는 심산이겠지. 이 현수막은 대통령을 지지하는 자에게 있어서는 매우 잘못된 현수막이다. 저 강렬한 한자와 탄핵이라는 글자, 정치에 관심이 없다면 알 수 없는 이·조라는 약어...... 마케팅 수업이 있다면 이렇게 하면 절대 안된다는 적절한 예시라 볼 수 있을 정도다. 인간의 뇌는 생각의 부정이 불가능하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그 순간 우리 뇌는 코끼리만 되내일뿐이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는 강조점은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가 그의 책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Don't Think of an Elephant!)"에서 설명한..

삼성면 살이 2024.11.08

지역 이미지 변신: 악취를 자산으로, 향을 이야기로

더보기삼성면의 악취 문제: 문화적 기회로의 전환충북 음성군 삼성면은 축산업의 집약지로, 번영과 함께 악취 문제라는 심각한 사회적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50.64㎢의 면적에 걸쳐 6,642명의 주민과 수많은 가축이 밀집된 이 지역의 악취 문제는 단순히 지역의 특성을 넘어서, 지역 발전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악취의 문제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 지역 정체성을 문화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합니다.첫째, 삼성면은 '삼성면 로컬 푸드 페스티벌' 등의 축제를 통해 축산업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력을 널리 알리고, 지역 특산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과 외부 방문자들에게 친환경 축산업을 알리는 긍정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

삼성면 살이 2024.10.21

봄, 여름, 가을, 겨울......그리고 봄: 아이를 키운다는 것.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생명의 신비로운 보호와 양육을 넘어, 사회와 문화, 그리고 전통 속에서 새로운 존재가 자라나도록 하는 복잡다단한 과정입니다. 이는 부모에게 존재론적 고찰과 인간의 본질에 대해 깊게 사색할 기회를 선사합니다.이 여정은 마치 계절의 순환처럼, 아이의 성장과 더불어 부모 역시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함께 성장해 나갑니다.봄날의 여린 새싹처럼 아이의 첫 걸음을 응원하고, 여름 햇살 아래 그 활기찬 모습에 환호하며, 가을 수확의 영광을 함께 나누고, 겨울 고요 속 삶의 진리를 탐험합니다.이렇듯 부모와 아이는 함께 시간의 영원한 순환 속에서 성장하며, 존재의 본질과 의미를 깊이 있게 성찰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양육을 넘어서는, 영혼과 마음을 함께 키워가는 근원적인 여정이라 할 수 있겠습..

삼성면 살이 2024.10.16

20세기 소년

하루 치의 짐은 쌓이고,한 달 치의 생은 빠지고.일 년 치의 복은 쌓이고,한 세기 치의 운은 가고. 한 발은 20세기이니,한 발은 21세기인 걸.20세기 소년 어리둥절,무엇이 진실인지 몰라서. 할 수 있는 건 웃는 것과,내 모습을 다정히 안고.우리를 담은 그를 웃게 해,글을 써보는 것뿐이지. 뭘 위해 사는지 모르겠고,뭐 위에 사는지 알 수 없네.이제는 정말 알 수 없고,앞으로도 더욱 그러할 듯. 왜 사냐고 묻는다면,그저 웃을 수 밖에라서.21세기 소년들 오고,그들을 따라잡을 자신 없어. 손가락질하며 나누기보다,말 끝이라도 만져보고 싶어.그저 웃을 수 밖에요,축하해, 너의 시대가 와. 우린 조용히 사그라져,보잘 것 없지만 노력해볼게.썩은 내 풍길 수 있지만,결국엔 거름이 되리라.

삼성면 살이 2024.10.15

환경과 경제의 복잡한 대화

한국이 중화학공업 없이 1세계만큼 번영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공장식 축산 없이는 아이들이 충분히 성장할 수 없었을까? 또한, 쓰레기 수출 없이 하늘이 깨끗할 수 있었을지도 고민된다. 이런 질문들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복잡한 모순을 드러낸다. 환경운동가들은 일회용품이 동남아시아 시민들에게 하루 일거리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태양광으로 움직이는 요트는 10위 경제대국 청년에게 사치품일 뿐이다. 이런 생각은 1세계 청년들이 논리적 근거 없이 행동함을 비판하게 만든다. 그들은 종종 '나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주변의 의견을 듣지 않으려 한다. 그레타 툰베리 이야기다. 그녀는 기후변화 의식을 전 세계적으로 높였다. 하지만 동시에 메시지가 지나치게 단순화돼 있다는 비판도 있다. ..

삼성면 살이 2024.10.15

쓸쓸함 속에서 찾은 새 길: 변해가는 시골 이야기

여기서의 내 삶을 떠올리면, 마음속 깊은 곳엔 익숙한 향기와 함께 묘한 쓸쓸함이 밀려온다. 평생 시골에서 살아오면서 이런 향기와 냄새는 내 일상의 한 부분이었지만, 요즘은 그 향기마저 옅어지는 느낌이다. 이곳 공기는 여전히 흙과 풀 내음으로 가득하지만, 그 안엔 이제 적막함과 불청객 같은 냄새가 더해져 있다. 새벽에 울려 퍼지던 닭의 우렁찬 울음소리는 점점 사라지고, 저녁엔 풀벌레 소리가 내던 활기조차도 줄어든다. 그 자릴 채운 건 트럭과 대형 농기계의 굉음이다. 자연의 일부였던 모든 것이 뒤로 물러나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시골에서는 시간이 마치 도시에서보다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다. 도시에서는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 느낄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느린 시간마저 적막하게 흘러 적응하기 쉽지 않다. 해..

삼성면 살이 2024.10.15

여기 (지독한 악취 속에) 사람이 있어요.

바야흐로 가을이다.쌩쌩 돌아가던 냉방기기를 끄고 창문만 열어도 시원한 가을바람에 밥을 안먹어도 배부를 것 같다.하지만 가을의 낭만도 잠시. 두통을 부를 악취가 코를 찌른다.또 똥냄새다.시골이니 그러려니 하던 정겨운 그 냄새가 아니다.악취 저감을 위해선지, 전염병 발생 예방을 위해선지 모르겠지만잔뜩 뿌려댄 화학약품 냄새와 똥냄새의 역겨운 하모니다.어서 창문을 닫아야 한다.벽지와 커텐에, 아내의 머릿칼에,내일 입고 갈 옷에 냄새가 배기 전에. 충북 음성군 삼성면.미호강 발원지인 이 곳은 온갖 동물들의 악취로 살기 고달프다.경기도와 맞닿아 있는 탓에 꾸준히 전원주택 수요도 있는 곳이다.하지만 실제로 귀촌 인구가 그리 많지는 않다.누가 뭐래도 악취 때문이다. 대체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이 곳에서 살고, 죽어가기..

삼성면 살이 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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