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같은 세상, 꽃같이 살아야지

꽃같이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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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6 2

사법정의 유감

“이재명만 아니면 돼.” 아마도 어떤 엘리트들은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번 판결을 보면 그게 선명하다. 솔직히 말해서, 정국에는 아무 영향도 없는 결정이다. 근데 하나는 확실해졌다. 이재명을 막으려는 저 노골적인 시도는 반드시 역풍을 맞을 거다. 짚고 넘어가자. 사법부의 판단엔 유감스럽게도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법이 아니라 정치를 하려는 걸까? 딱 네 가지가 부족하다. 첫째, 부적절한 해석이다. 이재명이 언급한 건 사진 조작이었다. 그런데 법원은 그걸 ‘골프’ 문제로 비틀어버렸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 둘째, 발언을 조각내서 왜곡했다. 검찰과 법원은 이재명의 발언을 멋대로 이어붙여서, 그가 허위 정보를 유포한 것처럼 만들어냈다. 말도 안 되는 왜곡이다. 셋째, ‘협박당했다’는 표현은 처벌..

한국살이 2024.11.16

김장

늦가을 산등성이에, 붉은 단풍이 서늘한 바람에 흔들린다. 서리 내린 아침, 붉은 잎 위에 흰 서리가 소복이 앉아 쌀쌀한 공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밭머리 흰배추는 고운 흙 속에 몸을 누이고, 장독대 옆에선 짭조름한 젓갈 냄새가 진하게 퍼져 올라온다. 할머니는 “젓갈 냄새가 딱 맞구먼,” 하며 고춧가루를 섞어 양념을 붉게 물들인다. 부엌에선 장작 타는 소리, 불때는 냄새가 따뜻하게 스며들고 “에구, 요 양념 좀 덜 맵게 해야 쓰겄다.” 웃음 섞인 목소리로 김장을 버무린다. 양념은 배추 잎 사이로 스며들고, 젓갈 냄새가 바람에 흩날리며 붉은빛과 흰빛이 어우러지는 그 순간. 뒷마당엔 고소한 불때는 냄새가 감돌고, 김장 독이 하나둘 채워질 때마다 어머니 손끝에선 가을의 마지막 냄새가 퍼져간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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