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같은 세상, 꽃같이 살아야지

꽃같이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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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챌린지 21

먼지로 지는 시간

저 북녘 먼 곳, 붉다 못해 빨갛게 물든 산들이 지평선을 태우는 땅에 높이 천 리, 너비도 천 리의 거대한 붉은 바위가 서 있다고 합니다. 천 년에 단 하루, 하얀 부리를 가진 손톱만한 파랑새가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데, 그 부리를 바위에 단 한 번 긁고는 이내 사라진다 하더군요. 그리하여 바위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닳아가고, 파랑새의 날개짓 속에 붉은 먼지로 흩어져 결국 사라지면 영원의 시계는 그제서야 단 하루를 넘겼다고 합니다. 파랑새의 하얀 부리 아래, 붉은 세월이 조용히 가루로 깨어지는 동안, 무한은 이제 막 그 첫 걸음을 내딛었을 뿐이지요. 내가 들은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아득히 먼 옛날, 누군가가 내게 전해준 이야기. 지금 내가 자네에게 건네니, 아마도 이 순간 어딘가에서 파랑새가 다시 흰 부..

카테고리 없음 2024.11.17

김장

늦가을 산등성이에, 붉은 단풍이 서늘한 바람에 흔들린다. 서리 내린 아침, 붉은 잎 위에 흰 서리가 소복이 앉아 쌀쌀한 공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밭머리 흰배추는 고운 흙 속에 몸을 누이고, 장독대 옆에선 짭조름한 젓갈 냄새가 진하게 퍼져 올라온다. 할머니는 “젓갈 냄새가 딱 맞구먼,” 하며 고춧가루를 섞어 양념을 붉게 물들인다. 부엌에선 장작 타는 소리, 불때는 냄새가 따뜻하게 스며들고 “에구, 요 양념 좀 덜 맵게 해야 쓰겄다.” 웃음 섞인 목소리로 김장을 버무린다. 양념은 배추 잎 사이로 스며들고, 젓갈 냄새가 바람에 흩날리며 붉은빛과 흰빛이 어우러지는 그 순간. 뒷마당엔 고소한 불때는 냄새가 감돌고, 김장 독이 하나둘 채워질 때마다 어머니 손끝에선 가을의 마지막 냄새가 퍼져간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16

반갑다! 해야!

햇볕은 그저 매일 아침마다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 안에는 우리의 삶을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바꾸는 힘이 있다. 새벽엔 어제의 우울함을 쓸어내듯 비가 거세게 쏟아지더니, 마침내 드러난 바싹마른 수건 같은 햇살이 참 반갑다. 가슴 속까지 환해지는 감격이 밀려온다. 해가 나를 보며 말한다. “오랜만이야!” 해는 마치 내가 나올 때를 기다리기라도 했던 것처럼, 따뜻한 빛으로 나를 감싼다. 그 단순한 따뜻함이, 한 줄기 희망처럼 나를 어루만지며 위로해 준다. 그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오래된 벽이 허물어지는 듯하다. 모든 것이 고요해진다. 그 짧은 순간 동안, 세상의 소란은 멀어지고, 내 주변엔 오직 잔잔한 빛과 따뜻한 온기만이 남는다. 그게 해가 주는 고요한 기적이다. 햇볕 속에서 느끼는 작은 기쁨들...

한국살이 2024.11.15

햇볕이 드문 날

오늘 같은 날씨? 있을 거라고? 글쎄, 매일이 그렇다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솔직히 말해서, 지구가 태양을 잊은 날 같았다. 잿빛 하늘은 우울증 환자의 뇌구조를 시각화한 듯했고, 햇살은 흔적도 없이 증발했지. 마치 누가 세상의 색깔을 믹서기에 갈아버린 것 같았다. 내 기분? 지하 100층은 너무 관대했어. 차라리 지구 중심부까지 떨어진 기분이랄까. 세로토닌은 멸종 위기종 수준이었고, 몸은 납덩이 같았다. 잠은 쏟아지는데, 잠들면 영원히 잠들 것만 같아서 잠도 못 잤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산책? 그냥 귀찮은 일일 뿐이었다. 비타민 D 결핍 증상은 덤으로 즐겼지. 에너지는 완전히 바닥을 쳤다. 흡혈귀가 흡혈을 멈춘 수준이었어.주변 사람들? 다들 좀비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다녔다. 우리 모두 잿빛 우울증 좀비..

한국살이 2024.11.14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서울이 아닌 곳에서도.

우리는 언젠가 장애인이 됩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신체의 기능이 저하되고, 어떤 경우에는 예상치 못한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많은 이들이 그 변화를 준비하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장애인은 단순히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사람은 시작점에서 건강한 몸을 가지지만, 나이가 들어가고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언제든지 장애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보면, 장애는 특정 개인이 겪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직면할 수 있는 사회적 현상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고령화 사회와 함께 다가오는 우리의 미래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보다 나은..

한국살이 2024.11.13

가상자산, 투자인가 도박인가?

트럼프의 당선으로 가상자산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트럼프의 재선 당선이 가상자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여러 암호화폐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가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유세 과정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를 국가 전략적 자산으로 인정하고,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약속은 특히 투자자들에게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트럼프 효과'라고 불리는 정치적 요인의 영향을 실감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이번 재선에서의 트럼프는 가상자산의 규제를 완화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공약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가상자산의 가치를 높이고, 투자..

카테고리 없음 2024.11.12

음성군 청소행정, 균형점을 찾지 못한 채 군민 불안 초래

음성군의 청소행정이 위탁 운영과 직영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군민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청소대행업체의 인건비 횡령 사건을 계기로 일부 구역을 직영으로 전환했으나, 나머지 구역에 대한 운영 방식은 여전히 논의 중이다. (사실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을 보면 음성군은 운영방식을 전환할 계획이 전무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직영 전환이 이루어진 지 3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양 방식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결정할 시점에 도달했다. 하지만 군 당국은 여전히 심층논의기구를 통해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부족한 의견수렴은 단순한 군 당국의 의지 부족에 그치지 않고, 이해관계자 간 복잡한 갈등 구조가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의 청소행정 운영 방식은 장기적인..

음성군 살이 2024.11.11

토요일 나들이

국립생태원과 장항스카이워크 여행기 국립생태원 어제, 가족과 함께 국립생태원을 다녀왔어.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펼쳐진 풍경은 한눈에 봐도 압도적이었어. 넓게 펼쳐진 잔디밭이 마치 초록빛 융단처럼 펼쳐져 있었고, 그 너머엔 잔잔한 습지가 이어졌지. 고요하게 반짝이는 습지는 주변 나무와 하늘을 비추며 한 폭의 그림처럼 잔잔한 아름다움을 더해줬어. 그리고 그 뒤로 눈길을 사로잡는 생태원 건물이 서 있었어. 유리와 철제로 지어진 현대적인 건물이었는데, 르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를 연상시키는 디자인 덕에 예술 작품처럼 느껴졌지. 자연 속에 우뚝 솟아 있으면서도 생태원의 자연스러운 환경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어. 햇살을 받아 투명하게 빛나는 유리 외관이 식물과 나무, 물가 풍경을 비추며 자연과 인공의 경계를..

한국살이 202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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